[단독] "지원금 받더니 계약 파기"…저온창고 사기 피해 잇따라
[앵커]
신선식품 등을 저장하는 저온창고 시장은 요즘 임차인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.
워낙 지어진 곳도 많은 데다 경기까지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.
창고주가 오히려 돈을 주고 임차인을 구할 정도인데, 이 돈만 챙긴 뒤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.
나경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
[기자]
닭가슴살 등 신선식품을 주로 저장하는 경기도의 한 저온창고 밀집 지역입니다.
코로나19 확산 때 물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우후죽순 창고들이 들어섰습니다.
문제는 코로나 유행이 끝나고 난 뒤였습니다.
경기가 나빠지며 창고는 많은데 빌릴 사람이 크게 줄어든 겁니다.
창고주들 사이에서 돈을 주고서라도 임차인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붙었습니다.
한 창고주는 입주지원금 4억5천만원을 주고 임차인을 구했는데, 이때부터 문제가 시작됐습니다.
"첫 결제부터 연체를 시작하고요."
임차인은 돌연 창고 하자를 이유로 임대료를 미루기 시작했습니다.
"바닥에 일부 금이 간 걸 얘기하는데요."
11개월 동안 밀린 연체금은 12억원에 달합니다.
문제는 같은 피해를 당한 임대인이 또 있다는 점입니다.
"문을 열어놓고 작업하거든요. 결국 그 안 온도가 올라가겠죠."
이 창고 임차인은 냉방시설을 트집 잡아 연체를 시작했습니다.
임차인은 "창고가 적정 온도를 맞추지 못해 물건이 부패했고, 손해를 봐 임대료를 내지 못한 것"이라고 해명했습니다.
같은 임차인에게 같은 방식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창고주만 4곳, 피해액은 약 50억원인데, 한 번에 10억원이 넘는 입주지원금을 준 곳도 있습니다.
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임차인의 의도성 여부를 중점적으로 수사한 뒤 사기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할 방침입니다.
연합뉴스TV 나경렬입니다. (intense@yna.co.kr)
[영상취재 기자 김상윤 김진일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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